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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올림픽] 1시간만에 거푸 세계신 5관왕···펠프스 '전승 파도'

미국의 수영 영웅 마이클 펠프스(23)가 1시간 사이로 금메달 2개를 추가하며 5개의 금메달로 자신의 목표인 8관왕에 성큼 다가섰다. 펠프스는 12일(이하 LA 시간) 베이징 내셔널아콰리움에서 열린 남자 접영 200m(1분52초03)와 자유형 800m 계영(6분58초56)에서 잇달아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다. 펠프스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딴 6개의 금메달을 합해 11개의 금메달로 역대 올림픽 최다관왕에 올랐다. 올림픽 개인 통산 최다 금메달은 체조 라리사 라티니나(구 소련) 육상 파보 누르미(핀란드) 수영 마크 스피츠 육상 칼루이스(이상 미국)가 기록한 9개였다. 펠프스는 200m 접영에서 지난해 3월 호주 멜번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자신이 세운 신기록을 0.06초 앞당기며 우승했다. 50m 지점까지만 해도 뉴질랜드의 버메스터 모스(4위.1분54초35)에게 뒤진 2위를 달리던 펠프스는 이후 100m 지점을 통과하면서 1위로 올라선 후 줄곧 선두를 달려 1위로 골인했다. 헝가리의 세 라즐로가 0.67초 뒤진 1분52초70으로 2위 일본의 마쓰다 다케시가 3위(1분52초97)에 올랐다. 개인 통산 10개째 금메달로 이미 올림픽 사상 가장 위대한 사나이로 우뚝 선 펠프스지만 연일 계속되는 강행군에 지친 표정이 역력했다. 곧바로 시상식에 참가해서는 쏟아지는 축하인사를 받는라 잠시도 쉴 틈이 없었다. 그렇게 1시간이 흐른 후 펠프스는 다시 물속으로 뛰어 들었다. 자유형 800m 계영 결선서 미국의 선두 주자였다. '초인' 아니고서야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펠프스는 초반부터 선두로 치고 나가더니 첫 200m를 1분43초31의 기록으로 주파하며 2번 주자 라이언 로치와 교대했다. 미국은 리키 번스 피터 밴더케이가 줄곧 리드를 지키며 종전 기록을 4초68이나 앞당긴 또 하나의 세계 신기록을 수립했다. 2위인 러시아에 무려 5초14 앞선 완벽한 승리였다. 펠프스가 물 속에 뛰어들면 세계 신기록이 하나씩 생겨났다. 지난 9일 400m 개인 혼영에서 대회 첫 금메달을 딴 펠프스는 4분03초84로 종전 자신이 갖고 있던 신기록을 1초41 단축했다. 10일 400m 자유형 계영에서도 펠프스는 팀 동료들과 3분08초24의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 펠프스는 자신이 책임진 100m에서 47초51로 미국 신기록을 세웠다. '마린 보이' 박태환(19)과의 대결로 관심을 끌었던 자유형 200m에서도 펠프스는 1분42초96으로 종전 세계 기록을 0.90초 앞당기며 우승했다. 펠프스는 200m 개인혼영 100m 접영 400m 혼계영을 남겨두고 있다. 한편 한국 구기 종목은 선전했다. 배드민턴 남자복식 세계랭킹 9위 이재진-황지만 조는 베이징공과대학 체육관에서 벌어진 8강전에서 일본의 오쓰카-마쓰다조(랭킹 12위)를 2-1(21-12 18-21 21-9)로 물리치고 준결승에 올랐다. 남자 하키에서는 장종현이 혼자서 3골을 넣는 맹활약에 힘입어 중국에 5-2로 승리를 거두고 1승1패를 마크했다. 남자 탁구 단체전 C조 첫 경기에 나선 유승민과 오상은 윤재영은 유럽의 복병 스웨덴을 3-0으로 물리치고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남자 양궁 개인전에 가장 먼저 출전한 이창환은 터키의 어진 유서프 고터그를 117-109로 물리치고 무난히 16강에 합류했다. 한국은 12일 오후 11시 현재 금 5 은 6 동1개로 중국(14 3 5) 미국(10 8 9)에 이어 종합 3위를 유지하고 있다. 김문호 기자 moonkim@koreadaily.com

2008-08-12

[베이징 올림픽] 중국 출신 미 고치들 '중국 눈엣가시'

2008베이징올림픽에서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를 차지하겠다는 야심을 감추지 않고 있는 중국에 눈엣가시같은 존재들이 있다. AFP통신은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코치들이 종합 메달 순위 1위를 노리고 있는 중국의 뒷덜미를 잡고 있다고 12일 보도했다. 한때 오성홍기를 가슴에 달고 세계를 호령했던 스타 플레이어 상당수가 미국 코치로 유니폼을 바꿔입고 그들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수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 여자 배구를 세계 최강의 반열에 올려놓았던 랑핑은 미국 대표팀을 이끌고 베이징을 찾았다. 1970-80년대 중국의 여자 배구팀 간판 공격수로 활약하며 1984년 LA올림픽 금메달에 이어 1982년 1986년 세계선수권대회 2연패를 이끌었던 랑핑은 지도자로 변신해 1999년 세계선수권대회 2위 애틀랜타올림픽 은메달 아시안게임 2연패를 일궈내'미다스의 손'으로 불렸던 인물. 랑핑은 뉴멕시코대학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뒤 이탈리아를 거쳐 2005년부터 미국 여자 대표팀 감독을 맡아 조국 중국과 대결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랑핑은 "매우 훌륭한 팀을 이끌고 여기에 왔기 때문에 중국 팬들은 나를 매우 자랑스럽게 여길 것"이라며 "약 85%의 팬들은 내 결정을 이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체조의 영웅 량차오은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3관왕을 차지한 숀 존슨을 키워냈다. 은퇴한 뒤 미국 유학을 갔다가 눌러앉아 미국 시민이 된 량차오는 세계 체조계에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킨 존슨을 발굴해내 이번 베이징올림픽까지 동행했다. 중국 체조는 평행봉 세계선수권을 3연패한 청페이를 앞세워 미국을 꺾으려 하지만 존슨이 버티고 있는 미국의 벽은 만만치 않은 상태다. 존슨은 "량 등 중국인 코치의 실력은 매우 뛰어나다. 그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다"며 "그들이 있었기 때문에 내가 여기에 있을 수 있었다"고 치켜세웠다. 이밖에 이번 대회 여자 역도 53㎏급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태국의 프라파와디 자멘라타나쿤을 키운 장바오순 미국 애리조나 대학팀을 이끌고 있는 왕년의 육상간판 리리 등 중국 출신 코치들이 해외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2008-08-12

[베이징 올림픽] 미국경기 종합, 남자 농구 2연승 '휘파람'

"그리스 나와!" 미국 남자농구가 앙골라를 대파하며 2연승의 휘파람을 불었다. 미국은 12일 중국 베이징올림픽 농구장에서 열린 B조 예선 2차전에서 앙골라를 97-76으로 물리쳤다. 지난 10일 중국에 31점차 대승을 거둔 미국은 2승무패로 스페인과 함께 B조 공동선두를 달리고 있다. 특히 미국은 NBA에서 지난 시즌 부상으로 허덕였던 드웨인 웨이드(마이애미 히트)가 또 다시 뜨거운 득점포를 가동해 8년만의 금메달 전망을 밝혔다. 웨이드는 19점을 퍼부어 이틀 전 중국전에 이어 2경기 연속 팀내 최다득점을 기록했다. 드와이트 하워드는 야투 6개를 모두 꽂아넣어 14점을 넣었고 르브론 제임스는 12점 5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등 미국은 경기 내내 '덩크 파티'를 벌이며 상대를 제압했다. 미국은 이제부터 진짜 테스트다. 13일에는 농구 강호 그리스와 격돌한다. 그리스는 더크 노비츠키 크리스 케이먼이 버틴 독일팀을 87-64로 완파한 강팀. 미국도 지난 2006년 세계선수권대회 4강전에서 그리스에 패배를 당한 바 있어 과연 설욕할 지 주목된다. 스페인은 개최국 중국에 힘겨운 역전승을 거두고 2연승 행진을 달렸다. 스페인은 중국전에서 15점차 열세를 딛고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간 끝에 85-75로 승리했다. 스페인의 간판스타 파우 가솔은 29점 8리바운드를 올렸고 루디 페르난데스는 21점 8리바운드 6어시스트로 지원사격했다. 한편 세계 최강의 미국 여자 소프트볼팀은 베네수엘라를 11-0으로 완파했다. 지난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부터 파죽의 14연승. 이번 대회 역시 이변이 없는 한 금메달이 확실시되고 있다. 베네수엘라가 소프트볼 종목에 출전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여자 하키팀은 일본과의 2차전에서 1-1로 비겼다. 일본은 치바 가오리가 12분에 선제골을 터트렸지만 케이트 바버가 58분에 동점골을 넣었다. 12년만에 처음으로 올림픽 하키에 출전한 미국은 현재 승리와 패배없이 2무만을 기록중이다. 오는 14일 독일과 3차전을 치른다. 원용석 기자

2008-08-12

[베이징 올림픽] 함께 환호하고 함께 눈물흘리는 진한 감동의 '가족 올림픽'

명승부가 이어지고 있는 베이징올림픽 현장에는 투혼을 불사르는 선수 뿐만 아니라 때로는 함께 환호하고 때로는 눈물을 흘리는 선수들의 어깨를 다독여주는 가족이 있다. 이들이 있기에 올림픽의 감동은 더욱 뜨겁다. 마이클 펠프스의 경기장에는 펠프스의 어머니 '데비'(데보라 펠프스)가 항상 함께 한다. 57세의 '데비'는 8관왕 달성의 최대 고비처였던 400m 계영에서 미국팀이 역전승하자 연신 "오 마이 갓"을 외친 뒤 "정말 엄청난 경기였다"며 환호성을 질렀다. '데비'는 "아들이 경기 후에 뭐라고 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어머니 사랑해요"라고 답한 뒤 "경기를 앞두고 정말 떨렸었다. 나는 그의 어머니고 어머니는 항상 떨리기 때문"이라며 "아들을 더욱 더 사랑한다"고 말해 진한 모정을 드러냈다. 아시아인으로는 72년 만에 최초로 자유형에서 올림픽 금메달을 따낸 박태환의 부모도 역사적 현장을 지켜보고 있다. 특히 다른 어머니들처럼 박태환의 어머니도 아들이 시상대 맨 위에서 금메달과 함께 받은 꽃다발을 전해받으며 감격스러워했다. 10일 사격 여자 10m공기권총에서 올림픽 신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한 중국 궈원쥔의 어머니는 딸이 금메달을 따자 주체할 수 없이 흐느껴 울다가 쓰러지기까지 했다. 금메달 문턱에서 주저앉은 선수의 곁에도 가족은 따뜻하게 서있다. 사격 남자 10m 공기권총에서 아쉽게 은메달을 딴 한국의 진종오는 도핑 테스트가 끝나기 무섭게 경기장 밖에서 기다리던 아내 권미리씨를 만났다. 권씨는 남편이 행여 낙담할까봐 "너무 잘했어. 힘내 내가 있으니까…"라며 격려를 잊지 않았다. 일부 선수는 아예 대가족을 통째로 베이징으로 데려와 마음의 안정을 찾는다. 남자 육상 100 우승 후보인 타이슨 게이(미국)는 어머니 양아버지 남녀 형제 등과 함께 베이징에 왔다. 게이는 "나는 가족들에 둘러싸여 있는 게 좋다. 그들은 내가 긴장을 풀 수 있도록 해 준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선수만 대가족을 동반한 게 아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부인인 로라 부시 여사와 딸 바버라 아버지 조지 부시 전 대통령과 함께 베이징에 온 뒤 미국 대표팀 선수들의 경기를 직접 찾아다니며 애국심과 가족애를 동시에 과시하고 있다.

2008-08-12

[베이징 올림픽] 금 한 개 땄더니 '4910만불 호텔'

대회 중반으로 갈수록 예상 밖의 메달 최초의 메달 등으로 열광하는 국가가 속출하고 있다. 인도의 아브히나브 빈드라(26)는 10일 사격 남자 10m 공기소총에서 인도에 개인종목 사상 첫 금메달을 선사하며 국민 영웅으로 떠올랐다. 인도는 그동안 올림픽 하키를 여덟 차례 제패했으나 개인종목 금메달은 하나도 없었다. 포상금만 2000만 루피에 달한다. 그러나 그의 아버지가 선사할 상금에 비하면 '새 발의 피'다. 재력가인 아버지 아프지트 싱 빈드라는 "20억 루피(약 4910만 달러)를 들여 아들의 이름을 딴 5성급 호텔을 지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철도장관은 빈드라에게 평생 동반자 1인과 함께 무료로 기차 일등석에 탈 수 있는 '골드 패스'를 주겠다고 밝혔다. 베트남도 예상 외의 은메달에 신이 났다. 10일 역도 남자 56㎏에서 호앙아인뚜언이 은메달을 따내면서 전국에 올림픽 열기가 퍼지고 있다. 베트남은 시드니 올림픽 여자태권도에서 한 개의 은메달을 딴 것이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태국 또한 대회 첫 금메달에 온 나라가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다. 10일 역도 여자 53kg에서 쁘라빠와디(24)가 합계 221㎏을 기록해 한국의 윤진희(213㎏)를 물리치고 금메달을 따낸 것이다. 쁘라빠와디는 나콘 사완주 시골마을인 농 프링 출신으로 아홉 살 때 바벨을 잡기 시작해 18세 때 세계 청소년대회에서 우승하기도 한 기대주였다. 태국 현지 언론은 "시골 처녀 세계 위에 서다" "시골 처녀 세계를 들다" 등의 제목으로 그녀를 대서특필했다.

2008-08-12

[베이징 안테나] '북한여자축구 8강 좌절' 외

북한여자축구 8강 좌절 ○…유력한 금메달 후보였던 북한 여자축구가 8강 진출에 실패했다. 북한은 12일 톈진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여자축구 F조 조별리그 최종 3차전 독일과 경기에서 후반 41분 안자 미타크에게 결승골을 허용해 0-1로 분패했다. 북한은 나이지리아와 개막전에서 1-0 승리를 거뒀지만 브라질과 2차전에서 1-2로 무릎을 꿇는 등 1승2패를 기록 탈락했다. 나달.페더러 3회전 진출 ○…나달과 페더러가 모두 순탄한 행보를 이어갔다. 스페인테니스대표팀의 라파엘 나달(22)은 12일 남자단식 2회전에서 전 랭킹 1위 레이튼 휴이트(27.호주)를 2-0(6-1 6-2)으로 꺾고 3회전에 진출했다. 나달은 2회전에서 미셸 로드라(프랑스)를 2-1(6-4 3-6 6-1)로 제치고 올라온 세계랭킹 23위 이고르 안드레예프(25.러시아)와 8강행을 다툰다. 나달의 라이벌 로저 페더러(27.스위스)는 한국의 이형택(32)을 누르고 올라온 라파엘 아레발로(22.엘살바도르)를 2-0(6-2 6-4)으로 제압하고 3회전에 안착했다. 페더러는 지난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2회전 탈락의 아픔을 안겨줬던 토마스 베르디흐(25.체코)와의 설욕전에 나선다. 미국 배구 신발에 조의 ○…미국 남자배구대표팀이 베이징 도심에서 피살된 감독 장인의 죽음에 조의를 표하며 신발에 이름을 새겨넣었다. 12일 이탈리아와 예선리그 A조 두번째 경기를 치른 미국 선수들은 모두 신발에 'T.B'와 'B.B'라는 글자를 써 넣고 코트에 섰다. T.B와 B.B는 각각 토드 배크먼과 바버라 배크먼을 뜻하는 약자. 휴 매커천 남자대표팀 감독의 장인이자 2004년 아테네올림픽 여자배구대표로 출전한 엘리자베스 배크먼의 아버지인 토드 배크먼은 지난 9일 베이징 관광 도중 중국인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졌다. 함께 있던 부인 바바라도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한편 투지를 살린 미국 대표팀은 이탈리아를 세트스코어 3-1(24-26 25-22 25-15 25-21)로 꺾고 예선 2연승을 달렸다. 1500차례 도핑테스트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지젤 데이비스 대변인은 12일 "올림픽을 전후해 지금까지 모두 1500차례 소변과 혈액검사를 했다"고 밝혔다. '클린 올림픽'을 표방하고 있는 IOC는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 각 종목 5위에 든 선수 전원과 무작위로 뽑은 일부 선수들까지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2008-08-12

[베이징 올림픽] 잇딴 연장혈투···'장한 은메달'

유도 81kg급의 김재범(23)이 한국에 은메달을 보탰다. 김재범은 12일 베이징과학기술대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결승에서 올레 비쇼프(독일)에 종료 1분30초를 남기고 뒤축후리기 유효로 아깝게 져 2위에 올랐다. 비록 은메달이지만 체급을 올린 지 10개월 밖에 되지 않았고 또 8강과 4강전에서 잇달아 연장 혈투를 치르느라 체력을 소진한 점을 감안하면 대단한 선전이었다. 1회전 부전승에 이어 2회전 상대 세르게이 순디코프(벨로루시)를 유효승으로 이긴 김재범은 3회전에서 로베르트 크라지크(폴란드)를 경기 종료 10초 전 소매들어허리채기 한판으로 물리치고 8강에 올랐다. 조아우 네토(포르투갈)와 8강전에서는 정규 5분을 득점 없이 비긴 뒤 연장 2분56초만에 상대 지도로 이겼다. 준결승에서도 길리암 엘몬트(네덜란드)와 정규 5분 연장 5분 등 총 10분을 싸워 마지막 순간 누르기 유효를 따내 결승에 진출했다. 예선부터 결승까지 하루에 다 치르기 때문에 체력소모가 엄청났지만 김재범은 정신력으로 극복하며 결승까지 올라 최선을 다한 셈이다. 원래 73㎏급에 활동하던 김재범은 지난 해 10월 갑자기 "한 체급 올려 81㎏급에서 올림픽에 도전하겠다"고 선언했다. 키가 178㎝로 큰 편이라 73㎏급에서 체중을 맞추기가 어렵다는 이유였지만 주위에서는 '라이벌인 이원희 왕기춘을 피해 도망가는 것 아니냐'는 비아냥이 쏟아졌다. '올림픽이 1년도 안 남았는데 체급을 올리는 것은 도박'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그러나 김재범은 과감히 체급 변경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체급을 올린 뒤 출전한 지난 해 말 KRA컵 우승을 시작으로 올해 독일오픈과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모두 정상에 올랐다. 국제무대에서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김재범은 새 체급의 국내 라이벌인 송대남과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81㎏급에서 태극마크를 달았고 짧은 기간 내 올림픽 은메달이란 성공을 이뤄냈다. 김문호 기자

2008-08-12

[베이징 올림픽] 종료 3초전 'V골~'···남자핸드볼 덴마크 31-30 격파

한국 남자 핸드볼팀이 8강 진출 가능성을 되살렸다. 지난 10일(이하 LA시간) 세계 최강 독일에 져(23-27)에 1패를 안고 12일 조별리그 B조 2차전 덴마크전에 나선 한국은 종료 3초를 남기고 정수영 외곽슛을 터트려 31-30 한 점차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국은 예선 1승1패로 8강행 다시 희망을 품게 됐다. 마지막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짜릿한 승부였다. 한국은 초반에는 고전했다. 3-1로 앞서가던 한국은 백코트가 늦어지며 상대에게 계속 속공을 허용하고 두터운 덴마크 수비벽을 뚫지 못해 4-6까지 역전을 당하는 등 1 2점 차로 끌려갔다. 전반을 13-14 1점 차로 뒤진 채 마친 한국은 후반 초반에도 한 골씩 주고받는 공방을 벌였다. 한국은 후반 14분 20-21에서 백원철의 동점포를 시작으로 2분 동안 4골을 합작하며 24-21 3점 차까지 달아났다. 그러나 종료를 4분 남기고 덴마크의 피봇 예스퍼 노에데스보에게 연속 골을 허용하며 28-28로 동점을 허용한 뒤 계속 한 골씩을 주고받으며 30-30으로 맞섰다. 한국은 종료 1분 전 정수영의 외곽포가 막힌 뒤 14초 전 한경태가 상대 슈팅을 선방해 내 마지막 공격 기회를 잡았고 작전 타임을 거친 뒤 정수영이 골문 정면에서 외곽포를 꽂아 넣어 짜릿한 승리를 낚았다. 여자 양궁 개인전에서는 전날(11일) 주현정 윤옥희가 일찌감치 16강에 진출했고 12일 박성현까지 가세 올림픽 7연패를 이룩할 가능성을 높였다. 아테네올림픽 개인전 금메달리스트인 박성현은 독일의 아냐 히츨러를 112 대 107로 꺾었다. 16강전은 13일 열리며 14일 오전 2시37분부터 결승전이 열린다. 배드민턴 남자복식에서는 메달이 기대됐던 세계랭킹 3위 정재성-이용대 조가 16강전에서 랭킹 7위인 덴마크의 파스케-라스무센 조에 0-2(16-21 19-21)로 패했다. 혼합복식의 한상훈-황유미 조도 16강전에서 인도네시아의 릴리야나-위디안토 조에 0-2로 지는 바람에 한국의 메달레이스에 차질을 빚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남자 단식의 이현일이 독일의 마르크 츠비블러를 2-0으로 꺾고 8강에 진출 메달권에 근접한 상태다. 김문호 기자

2008-08-12

[베이징 올림픽] 여자역도 박현숙 괴력···북한 12년 만에 '금맛'

여자역도 63㎏급에 출전한 북한의 박현숙(23.사진)이 북한 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안겼다. 북한 역도 사상 올림픽 첫 금메달이자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의 계순희(유도) 이후 12년 만에 나온 금메달이었다. 박현숙은 이날 베이징 항공항천대학 체육관에서 열린 여자 역도경기에서 합계 241㎏을 들어올려 이리나 네크라소바(카자흐스탄)를 1㎏ 차로 따돌렸다. 박현숙은 용상 135㎏ 마지막 세 번째 도전에서 큰일을 해냈다. 인상에서 106㎏을 들어올린 뒤 용상 135㎏에 도전했던 그는 이전의 두 차례 시도에서 모두 실패해 실격 위기에 몰린 상태였다. 그러나 박현숙은 마지막 시기에서 호흡을 가다듬은 뒤 바벨을 힘껏 들어올려 감격의 금메달을 따냈다. 박현숙이 금메달을 따내는 순간 체육관은 갑자기 술렁였다. 키 155㎝인 그가 금메달을 따내리라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박현숙 자신도 경기가 끝난 뒤 "제가 금메달을 딸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고 말할 정도였다 박현숙이 금메달을 따낸 데는 행운도 따랐다.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63㎏급에 출전했던 박현숙은 합계 240㎏(인상 105㎏ 용상 135㎏)을 들어올려 3위에 머물렀다. 1위에 올랐던 중국의 류하이샤(합계 257㎏)에게 무려 17㎏이나 뒤졌기 때문에 그는 아예 우승 후보에서 밀려나 있었다. 이 체급에서 세계 최강으로 꼽히는 통숙 파위나(태국)도 넘어야 할 산이었다. 하지만 여자 역도에서 쿼터 4장을 확보한 중국이 메달 경쟁력을 감안한 끝에 이번 올림픽에 48㎏급과 58㎏급 69㎏급 75㎏급에 네 명을 내보내고 63㎏급은 제외하면서 박현숙의 행운은 시작됐다. 더구나 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통숙이 지난 3월 고질적인 오른 무릎 부상으로 갑작스럽게 은퇴를 선언한 것도 박현숙에겐 청신호였다. 베이징=장치혁 기자

2008-08-12

[베이징 올림픽] 금빛 투혼뒤엔 그들이 있다···박태환에 전복죽, 최민호 곰국

그들은 선수들보다 늦게 잠든다. 그리고 선수들이 깨어나기 전 일어나 밥을 지으며 메달을 준비한다. 박태환(단국대)이 우승한 수영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은 베이징 시간으로 오전 10시에 열렸다. 아침식사가 부담스러웠던 박태환에게 방금 쑨 전복죽이 배달됐다. 평소 체중이 65㎏인 유도 남자 60㎏급 최민호(KRA)는 체중 감량으로 경기를 앞두고 체력이 떨어졌다. 매일 아침 그의 식탁에는 진하게 끓인 곰국이 전해졌다. 이른 아침부터 오후 늦게까지 식당을 찾을 수 없는 양궁 선수들은 매일 도시락을 두 개씩 들고 양궁장으로 간다. 태극전사들에게 힘을 실어준 도시락이다. 베이징 시내 한인 밀집지역인 왕징의 한 아파트에서 올림픽 개막 전날인 7일 선수단을 위한 식당이 문을 열었다. 대한체육회는 선수들이 편한 시간에 들러 한국 음식을 먹게 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훈련 때문에 바쁜 선수들은 식당에 들를 짬도 나지 않았다. 그래서 시작한 게 도시락 배달이다. 식당에서 선수촌까지 배달은 대한체육회 직원들의 몫이다. 올림픽 선수촌의 국적 불명 음식에 질린 선수들의 주문이 쇄도했다. 태릉선수촌에서 파견된 조성숙 영양사와 우숙희 조리사, 현지 고용인 3명이 매일 150인분의 도시락을 싼다. 매일 소비되는 쌀만 20㎏이다. 준비를 위해 이들은 새벽 3시에 일어난다. 아침 주문을 소화하고 나서는 저녁 때까지 식당을 직접 찾는 선수들을 챙긴다. 그러고는 또다시 내일 쓸 부식거리를 준비한다. 그러다 보면 밤 11시를 훌쩍 넘기기 일쑤다. 연습 상대 해주는 펜싱 코치진…계속되는 훈련에 피까지 흘려 '작은 거인' 남현희가 베이징 올림픽 펜싱 플뢰레 개인전에서 한국 여자펜싱 사상 첫 메달을 따기까지 흘린 땀의 양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런 남현희보다 땀을 더 많이 흘리고 심지어 피까지 쏟은 사람이 있다. 펜싱 대표팀 코칭스태프다. 남현희를 지도한 김상훈 플뢰레 코치를 비롯해 심재성(남).조희제(여) 에페 코치 이석 사브르 코치까지 이들이 흘린 땀은 선수들의 서너 배다. 지난주 펜싱 훈련이 진행된 베이징 올림픽 펜싱홀 연습장. 훈련 직전 김상훈 코치는 몸을 풀더니 두 겹의 보호복을 입고 얼굴에는 마스크(안면보호대)를 썼다. 플뢰레 대표는 남현희와 정길옥(강원도청) 최병철(화성시청)까지 3명. 김 코치는 남현희부터 레슨을 시작했다. 남현희는 쉴 새 없이 찌르고 김 코치는 쉴 새 없이 찔린다. 30분간의 레슨이 끝나자 남현희는 땀에 젖은 보호복을 벗고 스트레칭에 들어갔다. 하지만 김 코치는 마스크를 올려 땀을 닦고는 이번엔 정길옥과 맞섰다. 또다시 30분간 레슨이 진행됐다. 끝이 아니다. 가장 힘든 최병철 차례다. 훈련 시작 1시간30분 만에야 땀으로 무거워진 보호복을 벗고 숨을 돌렸다. 코치들은 땀을 흘리면서도 머릿속으로는 한국 선수와 맞설 상대 선수의 특징을 그린다. 남현희와 맞설 때는 조반나 트릴리니나 발렌티나 베잘리(이상 이탈리아)처럼 움직인다. 13일 남자 개인전을 치르는 최병철을 대할 때는 안드레아 발디니(이탈리아) 또는 페터 요피흐(독일)의 스타일을 최대한 살린다. 남현희가 그간 절대 약세였던 트릴리니를 준결승에서 잡고 결승에서 베잘리와 대등한 경기를 펼칠 수 있었던 것은 코치들의 이 같은 대역 훈련 덕분이다. 남현희의 경기 전날인 10일에는 훈련 도중 김 코치가 남현희의 칼에 옆구리를 찔렸다. 훈련을 마치고 선수촌 숙소로 돌아와서야 속옷에 피가 밴 것을 발견했다. 피를 닦는 김 코치의 모습을 옆에서 본 누군가 "내일 (남)현희 경기인데 좋은 조짐"이라고 했다. 11일 경기 직후 김 코치는 "피 흘린 보람이 있었다"며 웃었다.

2008-08-12

펠프스 첫 '11관왕'…'아테테' 합쳐 금메달 신기록

미국의 수영 영웅 마이클 펠프스(23)가 1시간 사이로 금메달 2개를 추가하며 5개의 금메달로 자신의 목표인 8관왕에 성큼 다가섰다. 펠프스는 12일(이하 LA 시간) 베이징 내셔널아콰리움에서 열린 남자 접영 200m(1분52초03)와 자유형 800m 계영(6분58초56)에서 잇달아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다. 펠프스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딴 6개의 금메달을 합해 11개의 금메달로 역대 올림픽 최다관왕에 올랐다. 올림픽 개인 통산 최다 금메달은 체조 라리사 라티니나(구 소련) 육상 파보 누르미(핀란드) 수영 마크 스피츠 육상 칼루이스(이상 미국)가 기록한 9개였다. 펠프스는 200m 접영에서 지난해 3월 호주 멜번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자신이 세운 신기록을 0.06초 앞당기며 우승했다. 50m 지점까지만 해도 뉴질랜드의 버메스터 모스(4위.1분54초35)에게 뒤진 2위를 달리던 펠프스는 이후 100m 지점을 통과하면서 1위로 올라선 후 줄곧 선두를 달려 1위로 골인했다. 헝가리의 세 라즐로가 0.67초 뒤진 1분52초70으로 2위 일본의 마쓰다 다케시가 3위(1분52초97)에 올랐다. 개인 통산 10개째 금메달로 이미 올림픽 사상 가장 위대한 사나이로 우뚝 선 펠프스지만 연일 계속되는 강행군에 지친 표정이 역력했다. 곧바로 시상식에 참가해서는 쏟아지는 축하인사를 받는라 잠시도 쉴 틈이 없었다. 그렇게 1시간이 흐른 후 펠프스는 다시 물속으로 뛰어 들었다. 자유형 800m 계영 결선서 미국의 선두 주자였다. '초인' 아니고서야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펠프스는 초반부터 선두로 치고 나가더니 첫 200m를 1분43초31의 기록으로 주파하며 2번 주자 라이언 로치와 교대했다. 미국은 리키 번스 피터 밴더케이가 줄곧 리드를 지키며 종전 기록을 4초68이나 앞당긴 또 하나의 세계 신기록을 수립했다. 2위인 러시아에 무려 5초14 앞선 완벽한 승리였다. 펠프스가 물 속에 뛰어들면 세계 신기록이 하나씩 생겨났다. 지난 9일 400m 개인 혼영에서 대회 첫 금메달을 딴 펠프스는 4분03초84로 종전 자신이 갖고 있던 신기록을 1초41 단축했다. 10일 400m 자유형 계영에서도 펠프스는 팀 동료들과 3분08초24의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 펠프스는 자신이 책임진 100m에서 47초51로 미국 신기록을 세웠다. '마린 보이' 박태환(19)과의 대결로 관심을 끌었던 자유형 200m에서도 펠프스는 1분42초96으로 종전 세계 기록을 0.90초 앞당기며 우승했다. 펠프스는 200m 개인혼영 100m 접영 400m 혼계영을 남겨두고 있다. 한편 한국 구기 종목은 선전했다. 배드민턴 남자복식 세계랭킹 9위 이재진-황지만 조는 베이징공과대학 체육관에서 벌어진 8강전에서 일본의 오쓰카-마쓰다조(랭킹 12위)를 2-1(21-12 18-21 21-9)로 물리치고 준결승에 올랐다. 남자 하키에서는 장종현이 혼자서 3골을 넣는 맹활약에 힘입어 중국에 5-2로 승리를 거두고 1승1패를 마크했다. 남자 탁구 단체전 C조 첫 경기에 나선 유승민과 오상은 윤재영은 유럽의 복병 스웨덴을 3-0으로 물리치고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남자 양궁 개인전에 가장 먼저 출전한 이창환은 터키의 어진 유서프 고터그를 117-109로 물리치고 무난히 16강에 합류했다. 한국은 12일 오후 11시 현재 금 5 은 6 동1개로 중국(13 3 5) 미국(8 7 9)에 이어 종합 3위를 유지하고 있다. 김문호 기자moonkim@koreadaily.com

2008-08-12

[베이징 2008] 역도 이배영 '쥐 풀려고 바늘 찔렀지만…' 결승전서 부상으로 꼴찌

"올림픽 무대에 서는 시간이 4년에 단 하루 거기에다 딱 두 시간 밖에 되지 않습니다. 결코 포기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아테네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이배영(29)이 아쉽게 2회 연속으로 메달을 따는 데 실패했지만 부상 투혼을 펼쳤다. 이배영은 12일 남자 69kg급 경기에서 인상 155kg을 들어 한국신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태어나서 단 한 번도 생기지 않았던 쥐가 용상 1차 시기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왼발에 났다. 게다가 잠시 후 오른 발에까지 생긴 쥐로 몸 상태는 더욱 악화했다. 이배영은 그러나 용상 23차 시기를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왼쪽 종아리를 바늘로 십여 차례 찌르기도 하며 남은 용상 시기를 시도했다. 결과는 물론 아픈 다리의 영향으로 용상에서 바벨을 끝내 들어 올리지 못하면서 실격 처리. 이런 결과에도 이배영은 강한 도전 정신으로 중국인이 대부분인 6000여 명의 팬들로부터 환호를 이끌어냈다. 다리 부상으로 당연히 포기할 거라 생각했던 이배영이 남은 시기를 포기하지 않은 모습에 감동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배영은 경기가 끝난 뒤 믹스트존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평상시에도 잘 안 나던 쥐가 오늘 처음 났다. 왼 발에 쥐가 나면서 다리가 미끄러졌고 넘어진 뒤에는 오른 발에도 쥐가 났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배영은 하지만 환한 표정을 지으며 "성적은 꼴찌지만 나는 최선을 다했기에 꼴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응원을 해 준 중국 팬들에게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4년을 기다렸는 데 만약 23차 시기를 포기했다면 평생 후회했을 것"이라면서 "죽어도 하고 싶었다. 결과야 이렇지만 저 자신으로서는 안 할 수 없었다"고 했다. 2000년 시드니 대회를 시작으로 올림픽에만 세 차례 출전했던 이배영은 이와 함께 태극마크를 반납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그는 "이제는 국제 대회를 마감할까 생각한다"면서 "후배들이 올림픽에서 좋은 결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2008-08-12

[베이징 2008] 사격 진종오, 마지막 한발 아찔…이번엔 행운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한 발의 실수로 금메달을 놓친 한국 남자 사격 에이스 진종오가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4년 전 아테네 올림픽 진종오는 50m 권총에서 본선 점수 576점으로 1위로 결선에 진출했다. 결선에서 여섯 발째까지 여유 있게 선두를 달리던 진종오는 일곱 발째 6.9점이라는 믿기 힘든 저조한 점수로 무너졌다. 8점만 쐈어도 금메달이었는데 표적지 중앙의 검은 원도 맞히지 못하는 어이없는 실수를 해 메달의 색깔이 은빛으로 바뀌었다. 진종오는 그날 사격장에 자신의 실수를 묻고 돌아섰다. 시상식 직후 김선일 감독에게 " 베이징에서 꼭 금메달을 안겨드리겠습니다"라고 약속했다. 그 뒤 진종오에게는 '통한의 은메달'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그러나 진종오는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훈련했다. 2006년 광저우 월드컵에서 10m 공기권총과 50m 권총에서 2관왕을 차지하며 한때 두 종목에서 국제사격연맹(ISSF) 랭킹 1위에 올랐다. 하지만 올림픽이 열리는 올해 들어 금메달에 대한 부담감이 그의 어깨를 짓누르기 시작했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이후 16년 동안 끊긴 사격 금메달의 계보를 자신이 이어야 한다는 중압감 때문이었다. 평소 진종오는 "기록을 내야 한다는 스트레스는 엄청나다. 만약 올림픽이 없고 국내 대회만 있다면 쏘다가 그만두면 된다. 그러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려면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베이징올림픽에서 진종오는 10m 공기권총 경기를 앞두고서 감기 기운이 있었다. 은메달을 딴 뒤 더 심해져 컨디션이 엉망이었다. 본선에서 5차 시리즈까지 선두권을 달리다 6차 시기 마지막에 7점 8점 8점을 쏘면서 공동 2위에 머물렀다. 그리고 50m 권총 결선이 열린 11일. 마지막 10발째 아찔한 상황이 벌어졌다. 8.2점이 점수판에 선명하게 찍혔다. 4년 전 악몽을 되풀이하는 듯 했다. 그러나 이번은 달랐다. 4년 전 외면한 행운의 여신이 진종오를 향해 미소 지었다. 2위 경쟁자도 비슷한 실수를 했고 진종오는 승리의 눈시울을 적셨다.

2008-08-12

[베이징 2008] 올림픽 열창 어린이 '개막식 노래 짝퉁'

지난 8일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에서 전 세계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여자 어린이의 노래가 가짜였다고 천치강 베이징올림픽 개막식 음악총감독이 밝혔다. 천 총감독은 12일 중국의 포털사이트인 시나 닷컴과의 인터뷰에서 "린먀오커(林妙可.9.왼쪽)양이 부른 노래 '거창쭈궈'는 사실 다른 여자어린이가 노래했다"고 말했다. 빨간색 드레스 차림의 린양은 지난 8일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에서 오성홍기가 입장할 때 거창쭈궈를 조용히 열창 중국인들의 심금을 울렸다. 이 소녀는 중국에서 단숨에 인기스타로 급부상했다. 천 총감독은 "린먀오커는 생김새가 귀여워 뽑혔으며 노래는 한 구절도 부르지 않고 흉내만 냈다"면서 "노래를 부른 주인공은 통통하고 이도 못생긴 7살짜리 양페이이(오른쪽)양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양양이 개막식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한 것은 우리가 올바른 이미지를 연출하고 싶었기 때문이며 우리는 국가를 위해서 무엇이 최선인가를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천 총감독은 "이는 국가이익을 위한 것"이라며 "카메라 앞에 모습을 드러낼 어린이는 이미지나 내면 표현에 흠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린양은 이런 면에서 뛰어났다"면서 "그러나 목소리만 보면 양양이 완벽했다고 우리는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2008-08-12

[베이징 2008] '수영황제' 펠프스 괴력 어디서? 비결은 '돌핀 킥'

마이클 펠프스(23.미국)는 1분42초96. 박태환(19)은 1분44초85. 자유형 200m 금메달과 은메달을 갈라놓은 1.89초의 차이는 어디서 비롯됐을까. '수영 황제' 펠프스가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1위로 골인한 것은 '스타트'와 힘찬 '턴' 동작 덕분이었다. 강한 하체와 허리가 뒷받침된 펠프스의 트레이드 마크인 '돌핀 킥(Dolphin Kick)'이 빛을 발했다. 돌핀 킥이란 수면 아래에서 돌고래처럼 양 발을 모은 뒤 허리를 위아래로 움직여 전진하는 기술을 말한다. ◇스타트 '탕' 하는 출발신호와 함께 물에 뛰어드는 출발반응 속도는 박태환(183㎝)이 더 빨랐다. 체구가 작은 박태환이 0.67초 만에 물에 뛰어든 반면 펠프스(193㎝)는 0.73초 만에 물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펠프스는 물속에서 잠영을 하면서 10m 이상을 전진했다. 이에 비해 박태환은 물속에서 7m가량 나아간 뒤 팔 스트로크를 하기 시작했다. 팔로 물을 젓는 동작을 말하는 스트로크 수는 박태환이 펠프스보다 훨씬 많았다. 취재팀이 두 선수의 스트로크를 분석한 결과 50m 지점까지 박태환은 31회 펠프스는 26회로 나타났다. 특히 150m 지점을 지난 막바지에서는 박태환이 37회나 팔을 저은 반면 펠프스는 29회에 그쳤다. ◇괴력의 돌핀 킥 50m 지점에서 턴 동작을 한 펠프스는 벽을 세게 찬 뒤 곧바로 물 밑으로 사라졌다. 약 1m 깊이까지 들어가 잠영으로 전진하더니 11m 지점에서 돌고래처럼 물 밖으로 솟아올랐다. 박태환을 포함한 다른 선수들이 70~80㎝ 깊이에서 돌핀 킥으로 7~8m 전진하는 것보다 3~4m나 더 먼 거리를 잠영으로 헤쳐 나간 셈이다. 〈그래픽 참조> 펠프스와 2위 그룹간의 차이는 턴 이후에 점점 벌어졌다. 턴을 할 때마다 가속이 붙었기 때문이다. 턴을 할 때 펠프스가 다른 선수보다 물속 깊은 곳까지 들어가는 것은 물의 저항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 표면 가까이에서 턴을 하면 물과 수평으로 맞서게 돼 저항이 커진다. 이에 비해 펠프스는 물속으로 들어갔다가 솟구쳐 오르는 동작을 하기 때문에 어깨와 가슴이 받는 저항이 작아진다는 분석이다. 펠프스의 돌핀 킥은 큰 키와 파워가 없으면 엄두도 못 내는 방법이다. 강한 허리와 하체 힘이 필수적이다. 펠프스는 파워를 키우기 위해 2005년부터 역도 레슨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태환 "키 컸으면" 박태환은 "펠프스와 맞대결을 해 보니 키가 턴을 잘해야 그를 따라잡을 수 있겠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면서 "내가 키가 작기 때문에 그의 돌핀킥을 따라하기 보다는 나만의 턴 방법을 개발해야겠다"고 말했다. 박석기 전 수영대표팀 감독은 "레이스 운영만을 놓고 보면 박태환은 펠프스에게 전혀 밀리지 않았다. 다만 출발과 턴에서 밀린 만큼 기록 차이가 났다"고 설명했다. 펠프스와 겨룬 박태환 '그가 너무 빨라 한숨만 나왔죠' “펠프스랑 뛰어보니까 어땠냐고요? (그가 너무 빨라서) 한숨밖에 안 나왔어요.” 남자 자유형 200m에서 박태환은마이클 펠프스에 이어 2위로 골인한 것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박태환은 “직접 경쟁해 보니 펠프스는 아예 안 보이더라. 함께 올림픽 결승에서 경쟁한 것만으로도 큰 영광”이라며 “은메달도 과분하다. 경기 후 펠프스에게 축하한다고 말해줬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경기를 마친 뒤 4번 레인에서 뛴 밴더케이에게 ‘펠프스가 너무 빠르지 않냐’고 말했다”며 웃었다. “펠프스와 경쟁하면서 내가 보완해야 할 점이 많다는 것도 느꼈어요. 같은 수영 선수로서 펠프스는 존경할 만한 선수지요. 그가 8관왕 목표를 꼭 이루기를 기원합니다.” 박태환은 “4년 뒤인 런던 올림픽에선 이기고 지고를 떠나서 최선을 다해 좋은 경쟁을 하는 게 목표”라며 “남은 자유형 1500m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며 크게 웃었다. 베이징=이은경 기자

2008-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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